미세플라스틱, 우리 몸속에 얼마나 쌓였을까

우리가 매일 마시는 물, 먹는 음식, 심지어 숨쉬는 공기에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위협이 숨어있습니다. 바로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입니다. 5mm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인 미세플라스틱은 이제 지구상 어디에도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퍼져있습니다. 북극의 눈 속에서도, 마리아나 해구 깊은 바다에서도, 그리고 놀랍게도 인간의 혈액과 폐 속에서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슈퍼마켓에서 생수를 사 마실 때, 그 속에 미세플라스틱이 들어있다는 연구 결과를 처음 접했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과연 우리 몸속에는 얼마나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쌓여있을까요?

미세플라스틱은 크게 두 가지 경로로 만들어집니다. 첫째는 처음부터 작게 제조된 1차 미세플라스틱으로, 치약이나 세안제에 들어가는 마이크로비즈, 합성섬유에서 떨어져 나오는 섬유 조각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둘째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자외선과 물리적 마모에 의해 잘게 부서져 생기는 2차 미세플라스틱입니다. 우리가 흘려보내는 생활 쓰레기가 결국 바다로 흘러들어 미세한 입자로 분해되는 것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5mm보다도 훨씬 작은 1μm(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나노플라스틱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나노플라스틱은 너무 작아서 세포막도 통과할 수 있어, 잠재적 위험성이 더욱 크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2019년 세계자연기금(WWF)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매주 평균 5g의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신용카드 한 장의 무게와 비슷합니다. 1년이면 약 250g, 10년이면 2.5kg의 플라스틱이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셈입니다. 미세플라스틱은 해산물, 생수, 소금, 맥주, 꿀 등 다양한 식품에서 검출되며, 공기 중 먼지를 통해 흡입되기도 합니다. 2022년에는 인간의 혈액 샘플에서 직접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연구가 국제 학술지에 발표되어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의 77%에서 혈액 내 미세플라스틱을 발견했습니다. 건강을 위해 먹는 생선구이 한 접시, 시원하게 마시는 생수 한 병 속에도 보이지 않는 플라스틱이 있다고 생각하면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입니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우려스러운 연구 결과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자체의 독성 외에도, 플라스틱이 제조 과정에서 첨가된 비스페놀A(BPA), 프탈레이트 등의 화학물질을 체내로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문제입니다. 이런 물질들은 내분비계 교란물질(환경호르몬)로 작용하여 호르몬 균형을 깨뜨리고, 생식 기능 저하, 면역계 이상, 암 발생 위험 증가 등과 연관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또한 미세플라스틱은 장 내벽에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2023년 연구에서는 경동맥 플라크(동맥 내 침전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고, 미세플라스틱이 있는 그룹이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노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플라스틱 생수병 대신 스테인리스나 유리 용기를 사용하고, 전자레인지에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지 않으며, 합성섬유보다 천연섬유 의류를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국가와 기업 차원에서도 플라스틱 생산 규제와 대체 소재 개발을 서둘러야 합니다. 우리가 수십 년간 편리함을 위해 쏟아낸 플라스틱이 이제 우리 몸속으로 되돌아오고 있습니다. 지구와 우리 몸의 건강을 위해, 플라스틱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볼 때입니다.